나주의 근대기는 구한말 격동의 시기를 거쳐 전통사회가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를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삶의 흔적들이 가득하다. 그 흔적들이 많이 사라지고 훼손되었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 남아 있는 근대역사유산들을 추스르고 보존하고 활용해서 과거 천년이 아니라 앞으로 천년을 위해 준비해 나가야 한다.

나주투데이는 현재 나주에 남아 있는 근대문화유산들을 소개하고 이를 활용해 나주의 역사를 이 시대에 맞게 다시 되살리는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역사속의 나주와 영산포

1897년 일제에 의해 목포가 개항된 이후 1904년 러·일 전쟁 때까지 극히 소수의 일본인들이 영산포에 진출했고 1905년 이후 1910년까지 일본인 농장과 개인 지주, 그리고 상인들이 본격적으로 영산포에 진출했다.

이후 1920, 30년대 영산포에 정착한 일본인들은 전성기를 누리며 주로 농장을 경영하였으며 영산포는 영산강을 통해 수출입화물의 집산지로 성황을 이루었다. 나주뿐만 아니라 인근 각 군에서 산출된 산물이 집산되어 목포로 운반되는 중간기지로서, 목포에 수입된 일본상품의 내륙판매시장의 기지로 큰 구실을 하였던 것이다.

또한 나주와 남평 또한 영산포와 함께 상업, 공업이 발달하였고 精米, 繰綿, 生絲, 醬油, 酒類 등이 발달하였고 짚 제품, 가마니, 죽제품, 직물, 목제품 관계 수공업이 크게 발달했다.

이러한 근대 나주의 역사 활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화유산은 해방 이후 대부분 없어졌지만 일부가 남아 나주인들이 한 시대를 살아냈던 삶의 모습들을 말없이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근대문화유산(건축물)의 성격상 대부분이 사유재산으로 변화했고 지금은 소유자와 시민사회의 노력이 없이는 언제라도 사라질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까지 남아 나주의 근대역사를 전해주는 유산들은 크게 공공시설, 산업시설, 교육시설, 금융시설, 교통시설, 생활시설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 <표 1>과 같다.

◆ 舊 나주경찰서

구 나주경찰서는 1910년대에 일제에 의해 건립된 경찰서 건물로 당시로서는 최신의 건축자재를 사용하고자 붉은 벽돌로 지은 2층 건물이다.

일제가 1912년 광주에서 나주와 영산포를 거쳐 목포를 잇는 1등 도로를 신설하는 식민지 도로체계를 형성하면서 나주읍내로 출진하는 통로 입구에 경찰서는 건립함으로써 한국인들에게 일제의 위엄을 보이고자 하였다.

1982년까지 경찰서로 사용되다가 경찰서가 이전하고 소방서로 사용되었으며 2002년 소방서가 이전해 가면서 현재는 시민단체 사무실로 활용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민족 운동가들이 많은 고초를 겪은 곳으로 지금도 유치장 등의 시설이 남아 있다.

2004년 5월 31일 등록문화재 제34호로 등록되어 관리되고 있다.

◆ 남평역

남평역은 1930년 12월 간이역으로 영업을 개시하여 1948년 5월 보통역으로 승격하였으며 1950년 소실되었다가 1956년 7월 새롭게 지었다.

남평역은 역무실 돌출부분의 지붕이 맞배 형태가 아니라 모임지붕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특이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또한 남평역은 시인 곽재구의 「사평역에서」라는 작품의 배경이 된 역으로 유명하여 사람들이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