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 등 조선시대 하천관리 자료 보존해야

전라남도가 시행하고 있는 나주천 수해 상습지 개선사업 지구가 현상변경 허가를 놓고 시공회사와 나주시, 주민들 간에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나주시에 따르면 나주천 수해 상습지 개선사업은 전라남도가 총사업비 345억 원을 들여 오는 2015년까지 경현동에서 삼도동 영산강 합류부까지 5.5km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문화재청이 전라남도와 나주시에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나주읍성 내 나주천 개선사업 현상변경 허가 신청에 대해, 사업구간별 현황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 현상변경 허가를 놓고 갑론을박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나주천.

서성벽지, 서소문?동점문지 등 역사시설물이 매장되어 있는 지역은 관련법에 따라 사전 지표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호안구조 및 교량 개선 방안은 현황조사 결과에 따라 향토사학자, 관계 전문가와 지역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 그 방법을 강구토록 했다.

나주천의 석축은 일제강점기에 축조된 것으로 일제 잔재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문화재적 보존가치도 없는 것으로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으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실과 크게 다르다.

나주천은 조선시대의 수로 등 일부 시설물이 아직까지 보존된 곳으로 충분한 지표조사 등을 통해 역사적 보존가치를 확인한 후 현상변경을 통한 공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 시설물에 대한 확인절차가 끝나더라도 활용 가능한 석축은 그대로 보존하고 현저하게 훼손되었거나 석축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구간에 대해서만 신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에서는 나주천 석축이 문화재적 가치가 없으며 저류지 수해와 악취로 인한 주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현상변경을 통해 공사를 하루빨리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공회사의 공기단축 등 편의를 위해 조선시대부터 이어온 수로 등 역사적 가치가 충분한 시설물을 모두 파괴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발상으로 치부된다.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소중한 역사적 유물과 자산을 파괴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고 사전 지표조사 등을 통해 그 가치를 규명하는 절차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