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 시인/화가

옛 보일러가 설치된 공간은 온갖 탈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네 조상들이 타던 가마에서 비행기까지 심지어는 전기자동차 같은 첨단과학제품까지 한 자리에 놓여 체험학습관이나 활동관을 적절히 접목시켰다. 환경공간으로도 활용하여 1만 5천 년 전의 화산구에서 추출된 용암석이나 화석이 환경과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나무막대그래프로 보여주고 있었다. 날씨를 포함한 기후변화의 문제는 호주 과학자들의 지대한 관심사이고 지역의 대학까지 연계하여 이들 문제를 연구하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파워박물관이 응용미술 및 과학박물관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주안점이 된 것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옛것 보전의 정신으로 원형을 살렸다는 점이 눈여겨졌다, 거기에다 최첨단 출시물 까지를 전시하여 미래의 모습까지를 볼 수 있게 한 점 등이 특이했다. 이들에게 고대와 현대는 하나였다.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시간은 연장선상의 이웃이고 예술과 과학을 시간의 흐름을 따라 배우면서 체험하게 하였다. 한 마디로 관측과 조사, 실험까지를 아우르며 새로움과 아름다움을 지향하고 있었다.

화력발전소가 박물관이 되는 컨셉도 특이했지만 그 과정에서 1988년 디자인 설계가 있었고 이후 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어 완성되었다 한다. 그로부터 22년이 흘렀고 다시금 성공적인 변신을 계획하고 있었다.

여러 나라 문화재전시도 이어지고 있었다. 작년 12월에 마세도니아와 이슬람 의상전시회가 있었고 금년 10월에는 한국정부의 협조 하에 신라금관을 비롯, 민속공예, 방짜유기 등에서 현대적인 금속공예품까지를 전시하기 위해 다각도의 교섭이 오고간다 하였다.

원주민 위주의 전시로 채워질 이 행사에 놓일, 이 나라 원주민은 구렛나루에 전쟁을 모르고 물고기만 잡아서 착하게 생활했다는 150cm 이내의 왜소한 체구였는데 이들이 살아가면서 만든 문화가 궁금했다. 우리가 탐방을 마친 시간은 12:00. 「동방해성희원」(東方海城戱院) 가까이에 있는「찬연관적」(餐宴?適)에서 중국음식으로 점심을 마쳤다.

스드니에서 '코리아 타운'과 '코리아 가든' 건립을 위한 여러 해째 한인회장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오페라하우스로 이동 중에 잠깐 멕콰이 공원에 들렸다. 이곳에서 들은 멕콰이 총독과 그 부인과의 이야기는 사뭇 애절해서 '호주형 망부석' 쯤 될 것 같았다.

오직 건강만을 위해 공원 주변을 뛰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도착하였다. 그래, 이곳은 도대체 무엇이 그리 유명하다는 걸까! 한 눈에 조가비 너댓개를 포개 놓은 것 같은 형상이 여행기간 내내 우리들 시야를 어른거렸다. 2,690석 대극장 콘서트홀에서 오페라 하우스 측 전담안내원 허명은 씨를 만났다. 이 공간의 용도는 오페라와 발레를 공연하지만 7월부터는 발레공연만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이 전당을 짓기 위해 1957년 1월에 세계건축가들을 상대로 설계 공모에 들어갔다. 그 결과 덴마크의 건축가 존 유존(John Utzon)의 설계도가 당선되고 1959년 3월에 착공해서 1973년 9월에 공사를 마쳤으니 14년 6개월이 소요된 셈이다. 이 기간 속에는 4년 넘게 건물 내부를 공사한 기간도 포함되어 있다 한다.

오페라 하우스는 공사기간 만으로도 명품건물이 분명했다. 지붕은 2194개의 콘크리트 조각인데 그 지붕위에 올려진 4,253개의 조립식 틀 위에 무려 1,056,000개의 타일이 거대한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거렸다. 지붕의 무게만도 27,230톤에다 전체 무게가 161,000톤에 이르며 바다 밑 25m까지 박힌 580여 개의 콘크리트 받침대가 이 거대한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