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부실과 소홀로 주위경관 되레 헤쳐
내년 본 축제위해 시행착오 거울삼아야 
  
‘영산강 억새와 사랑’이라는 주제로 10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25일간 개최됐던 ‘나주 영산강 사랑 축제’가 실속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나주시는 나주대교와 빛가람대교 사이 영산강 둔치 우안에서,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영산강변 억새단지를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축제를 개최했다.

나주시는 “이번 축제는 25일간의 축제기간을 통해 축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을 점검해 차후 본격적인 축제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실험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투입된 예산에 비해 너무 허접했다는 평이다.

나주시는 지난해 영산강 억새를 주재로 하는 실험적 축제개발을 위한 영산강 억새길 조성 계획 및 활용계획을 수립해 영산강 억새길을 조성했다.

또한 올해는 영산강 억새길 조성을 위해 야생화와 코스모스를 식재하는 등 실험축제를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영산강 억새와 사랑’ 축제는 기대 이하였다. 

축제 주무대 주변 억새는 새로 심었지만 관리소홀로 듬성듬성해 볼썽사나웠으며, 억새길 경관조성을 위해 식재했던 코스모스와 야생화 역시 관리부실로 키가 크지 않고 일부는 싹도 트지 않는 등 되레 억새길 경관을 헤쳤다.

조형미와 멋을 상실한 날림 ‘포토 존’은 지나가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 여기저기서 억새와 무관한 사안들로 억새축제라는 이미지를 퇴색시켰다.

영산강 억새와 사랑 축제의 순수 예산은 6천5백만원이지만, 이 축제와 관련해 부수적으로 들어간 돈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나주대교∼빛가람대교 물억새길 산책로 및 작업로 2㎞에 대한 로프형 울타리 1억3천4백만원, 나주대교∼빛가람 물억새길 2,5㎞에 야자메트 1억3천2백만원, 임시주차장 조성 200면 1천6백만원 등 탐방 기반시설 및 안전시설 설치 등에 3억1백만원이 투입됐다. 여기에 영산강전국가요제 5천만원, 필하모니오케스트라 연주회 1천만원, 시민과 함께 하는 음악회 1천만원, 택시홍보비 1천만원 등이 이번 축제와 관련해 투입된 예산이다.

순수축제예산 6천5백만원 외에 3억8천1백만원 등 총 4억4천6백만원이 실험축제인 ‘영산강 억새와 사랑’축제에 투입된 격이다.

하지만 많은 예산 투입과 관계부처 공무원들의 휴일을 반납한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산강 억새와 사랑 축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곳을 찾은 동신대생 이모(여, 21세)씨는 “억새 축제는 여타 축제와는 달리 억새경관을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에게 어떻게 어필시키느냐가 관건”인데 “나주 ‘영산강 억새와 사랑’ 축제는 불필요한 커다란 무대 등이 억새 축제와는 언바란스”라며 이점이 아쉽다고 했다.

광주에서 평일을 이용해 이곳을 찾았다는 박모씨 부부는 ‘영산강 억새와 사랑 축제’가 기반시설 등을 비롯해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었다는 말에 “내 기억으로 광주 억새풀 축제는 1천8백만 원이 들었다고 알고 있다”면서 “나주시민들이 들으면 서운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억새를 즐기기 위해서는 나주보다 광주가 더 났다”고 말했다.  

나주시가 현장방문한 시의원들에게 제출한 축제 관람객들이 지적한 문제점 및 개선방향에서 보듯이 이번 축제는 ‘가족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부족’, 억새탐방로의 단조로움과 주차장과 억새 탐방로와의 먼 거리 등이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야간에 억새를 구경할 수 있는 조명시설 부족과 앉아서 쉴 수 있는 그늘 공간 부족 등도 향후 본 축제를 개최할 때 염두에 두고 고민할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나주시는 이번 25일간의 실험축제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발판으로 내년에는 2박3일 일정으로 ‘영산강 억새와 사랑’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