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에 거친 보도에도 시정 안 해
담당부서 한달 동안 현장방문 없었다

나주시 행정이 총체적 부실이다. 나주시가 10억여 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구입하고 복원한 일본인 가옥에 대한 관리 부실을 한 달 전에 지적했지만 지금까지 시정이 되지 않고 있다. 그것도 한 달 동안 두 번이나 보도를 했지만 시정은커녕 관계부서에서 문제의 현장을 한 번도 찾지 않았다는 것이 담당과장의 입을 통해 밝혀졌다.

시청에서 현장까지 차로 5분이면 올 수 있는 현장을 찾지도 않고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은 나주시 불통행정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나주투데이는 지난 11월 2일자 신문에서 영산동 66-1번지에 소재한 구로즈미 이타로 일본인 가옥의 관리부실을 지적한바 있다.

간이 화장실은 문이 뜯겨진 채 한쪽 구석에 방치돼 있어 제구실을 못하고, 연못은 부들이 연못 전체를 뒤덮고 있는 관계로 연못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야간에는 사고의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

특히 연못의 물은 오물 등으로 인해 시궁창으로 변해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했었다.

또한 올봄에는 이 가옥의 문단속 부실로 새벽에 노숙자가 잠을 자고 나오는 바람에 동네에서 귀신소동까지 벌어진 일도 있었다는 근처주민의 말도 전했다.

보도가 나간 지 2주가 지난 후 구로즈미 이타로 가옥을 찾았지만 시정이 되지 않고 있어 11월 16일자 신문에 ‘쇠귀에 경 읽는 나주시 행정!’이라는 카메라 고발을 통해 이 가옥의 관리 부실을 재차 지적했다.

그로부터 또 2주가 지난 27일 이 가옥을 다시 찾았지만 첫 보도를 했던 그때나 관리 상태가 똑 같았다.

이처럼 구로즈미 이타로 가옥의 관리부실을 한 달 동안  두 차례나 지적했지만 나주시 행정은 쇠귀에 경 읽기였다.

관계부처인 관광문화과장은 “보도가 나온 이후 아직까지 한 번도 현장에 가보지 못했다”면서  “담당 팀장 및 직원과 함께 현장을 방문해 연못과 간이 화장실의 상태를 둘러보겠다“고 말했다. 취재가 다시 시작되자 마지못해 현장을 가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과장은 간이 화장실과 연못을 없애겠다는 뉘앙스를 언뜻 풍겨, 없앨 연못과 간이 화장실을 뭣 때문에 돈을 들여 만들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못했다. 보수하고 정화해서 쓸 생각은 않고 관리하기 귀찮으니까 없애겠다? 기막힌 발상이다.

영산동 주민 박모(남, 51세) 씨는 “보도가 나간 뒤 한 달이 됐지만 관계부처 장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들이 한 번도 현장을 찾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직무유기”라며 “도대체 나주시 행정이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말했다.

이창동 주민 양모(여, 32세) 씨는 “복원 한지 2년이 됐지만 아무런 대책 없이 이렇게 방치하고 버려둘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10억여 원이라는 혈세를 투입했느냐”며 “이 가옥의 관리부실을 이미 한 달 전에 언론을 통해 지적을 받았음에도 지금까지 방치한 관계부처 직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