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두드리는 소리 들린다
새해 새 손님이 왔다
하던 일을 멈추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주인을 기다리는 손님을 맞기 위해 대문을 열러 가는 길
철새 같은 계약직일지라도
구직에 지친 청년일지라도
폐지 한 장에 목매는 할미꽃일지라도
손님이라면 버선발로 맞을 일이다

손님은 정에 허기진 눈물이다
오랜만에 자식을 찾아온 쓸쓸한 어버이고
먼 여행에서 돌아온 지친 아들딸이다
서로의 온기에 눈물겹게 기대 사는 사람이라는 이웃들
아침이면 해를 반기고 저녁이면 달을 기다리듯
새해에는 큰 눈물 같은 손님을 섬기는 큰 주인이 되자
마음 정갈하게 쓸고
두 손 깨끗이 씻고
백두산과 금성산이 어린 새들을 품듯이
두만강과 영산강이 작은 물고기를 키우듯이
팔 벌려 손님을 맞는 주인이 되자

그믐달 같은 어둠을 걸쳤더라도
가슴엔 새해의 햇덩이가 뜨겁게 타오르는
한 시대의 귀한 동행이고 정겨운 동반이다
금빛 반짝이며 밀려오는 희망을 맞듯이
둥지 찾아드는 길손을 가슴으로 안아주자
새해에는 풀씨손님에게도 기도하듯 곡진한 주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