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를 무대로 35년간 한 우물만 파온 지역 극단이 그동안 쌓아온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은 28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열린 제8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시상식에서 창작극 엄마의 강으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번 작품상 수상은 지역극단 최초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연극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연극대상은 최근 1년간 국내에서 공연된 작품 가운데 치열한 경합을 거쳐 선정된다.

예인방의 '엄마의 강'은 이 같은 경쟁 구도 속에서 뛰어난 창작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수상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동안 서울 중심의 연극이 작품상을 수상했던 관례를 깨면서 연극계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엄마의 강'은 김성진 고구려대 공연예술복지학과 교수가 희곡을 쓰고, 이상훈(영화감독) 예술감독과 송수영(극단예인방 상임연출)씨의 연출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졌다.

과거 나주 이미지와 토속적인 정서 등을 주된 소재로 삼아 흔들리는 가정을 지키려는 엄마의 위대한 희생을 부각시킨 창작품이다.

전과자인 동식과 현직 검사인 동호는 이복형제다.

동식은 같은 마을에 사는 늙은 호색한 양씨가 막내 여동생 은실을 겁탈하려 하자 그를 죽인다. 그 과정에서 엄마는 동식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스토리가 연극의 뼈대다.

김진호 예인방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초연과 동시에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창작극이 작품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엄마의 강은 나주 고유의 정서에 '엄마야 누나야'로 널리 알려진 남평읍 출신 고(故) 안성현 선생의 곡들을 테마음악으로 곁들여 감동을 더했다"고 말했다.

강기호 전남연극협회장은 "고정관객이 드문 여수, 목포 등 타 지역 공연에서도 객석을 거의 채울 만큼 우수한 작품으로 기억된다"며 "이번 작품상은 이 지역 연극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예인방은 지난 1981년 나주에서 창단한 이후 300여회 공연을 펼쳐왔다.

산하 청소년연극 아카데미교육원를 통해 예술꿈나무 육성에 앞장서는 등 전남지역 문화거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3년에는 지역극단으로는 보기 드물게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연극 '김치'를 올려 매회 전석 매진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