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새벽의 눈꺼풀이 무겁다
이런, 풀기가 없구나
어머니가 마포 속곳에 풀을 먹이듯
새벽은 찹쌀풀 대빗자루로 졸음의 내리막길을 쓸어내린다

마포 속곳처럼 빳빳해진
새벽이 희망불량 정씨의 희망회생 자격을 투시한다
햇살에 부신, 원피스 속내처럼 감정선이 수줍게 들여다보인다

요철의 육보시에 기대어 허공을 기어오르는 덩굴손
눈물이 요철이 되어 새벽의 손금을 그어가고 있다
미화원의 야광조끼에도 눈물처럼 투명한 요철이 서너 개 박혀있다
달려오던 자본이 그의 눈물을 알아보고 욕망의 속도를 줄인다
버려진 박스들이 신용이 펑크 난 리어카를 머리에 이고 간다
생명선이 저녁놀처럼 후들거리는
라면박스가 노숙자의 언 몸을 덮어준다

힝힝거리며 달려 나가는 우유병, 신문다발의
갈기가 순국열사의 태극기처럼 휘날리면
새벽의 희망선은 살을 먹인 활시위처럼 부풀어 오른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희망봉까지 갈 수 있다고
두뇌선이 가난한 항로를 부추기자
신흥희망을 잉태한 운명선이 아침놀 같은 기지개를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