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용역 맡겨, 적정액 여부 심사 중
개발부담금 적정액 확보위한 대비책 부실

시행사, 타지역 행정심판 결과로 나주시 압박
용역결과에 따라 시행사와 법정다툼도 예상
광주시와의 개발부담금 귀속다툼도 예견돼

나주시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이하 혁신도시) 시행사로부터 받아야 할 개발부담금 정산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혁신도시 시행3사(한국토지주택공사, 전라남도개발공사, 광주광역시도시공사)는 나주시에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개발부담금으로 627억8천48만6천412원을 납부겠다고 통보했다.

개발부담금은 토지개발로 이익을 얻는 사업시행사에게 거두는 부담금이다. 개발이익은 개발사업이 완료된 토지의 가격에서 개발 전 토지가격과 개발에 들어간 비용, 정상적인 지가상승분을 제와한 액수다. 이렇게 산출된 개발이익의 25%가 개발부담금으로 부과된다.

나주시는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시행령' 제3조에 따라 징수된 개발부담금 100분의 50을 받게 된다.

시행사가 납부하겠다고 밝힌 627억8천만원이 개발부담금으로 확정되면 절반인 3백14억여 원을 나주시가 받는다.

문제는 시행사가 납부하겠다고 밝힌 개발부담금의 적정성 여부로서, 나주시는 이를 가리기 위해 한국경제연구소에 용역을 맡겼다고 밝혔다.

나주시는 4월 초순경 용역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용역결과에 따라서는 시행사와 법적 다툼도 예견된다고 했다.

용역결과가 시행사가 납부하겠다고 밝힌 액수보다 더 많은 액수의 개발부담금이 책정되면 시행사로서는 수용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행3사의 개발부담금 제반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나주시에 개발부담금 명세서를 제출하면서 "혁신도시사업과 유사한 「서부산유통개발사업지구」의 개발부담금 과처분취소건 행정심판청구를 하여 우리공사가 승소한 사례가 있어 알려드리오니 혁시도시 개발부담금 부과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란다"는 의견을 공문으로 보내왔다.

이는 나주시가 용역결과를 들어 시행사가 납부하겠다고 한 액수(627억8천만원)보다 더 많은 개발부담금을 요구할 경우 행정심판을 불사하겠다는 의사표시다.

또한 광주시가 개발부담금의 일정부분을 나주시에 요구할지도 모른다는 견해도 있다.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시행령'에는 징수된 개발부담금 100분의 50은 토지가 속해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한다는, 즉 나주시의 몫이라는 법률조항이 있으나 광주와 전남이 혁신도시를 유치할 때 개발부담금 귀속에 대한 어떤 협약이 있었는지의 유무도 불분명한 실정이다.

이렇듯 개발부담금 확정금액과 관련해 시행사와의 법적 다툼이 예상되고, 광주시와도 개발부담금 배분 다툼이 예견되는 등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요구됨에도 나주시의 대책은 무대책이다.

시행사가 제시한 개발부담금액의 적정여부를 가리기 위한 용역발주 외에는 향후에 벌어질 수 있는 법적 다툼 등에 대한 대응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나주시에서 개발부담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는 시민봉사실 토지관리계인데 주무팀장은 병가 중이고 현재 9급 공무원 혼자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형편으로서, 전임 팀장이 업무를 거들어주고 있다지만 예상되는 시행사나 광주시와의 법적 다툼에는 역부족이다.

시행사와 광주시를 상대로 개발부담금의 정당한 나주시 몫을 챙기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충원이 절실히 필요함에도 나주시는 현재까지 손을 놓고 있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전문인력 충원을 수차례 건의했다”며 “조만간 인원충원을 받아 개발부담금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모 전 공직자는 "혁신도시 개발로 인한 시행사의 개발부담금은 최소한 1천억원 정도는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 "개발부담금과 관련해 시행사와의 법적다툼은 불을 보듯 뻔하다. 나주시의 전문성을 갖춘 철저한 대비만이 개발부담금의 정확한 징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