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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수, 장영임 부부“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지금이 젤 바뻐!”
김민주 기자  |  minjukk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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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호] 승인 2007.0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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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직위도, 많은 재산은 없지만 우리들 삶 속에서 친근하게 다가오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웃들이 있다. 자신이 있어야 할 그 자리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구수한 된장국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그들만의 이야기를 전해본다./(편집자주)

연탄배달을 천직으로 알며 네 딸 출가시켜
작은 기쁨으로 큰 행복 느끼는 잉꼬부부

겨울이다. 이때가 되면 이 땅의 생명체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안다. 겨울나기 준비다.

짐승들이 지방을 축적하고 털을 부풀리듯 사람들은 난방시설을 점검하고 겨우내 먹을 음식을 저장한다.

철이 들 무렵부터 서민들의 겨울나기를 책임졌던 연탄과 함께 살아온 이길수, 장영임 부부의 진솔한 삶을 들여다봤다.

살을 에는 차가운 바람과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입김으로 추위를 실감할 수 있는 새벽 6시 이들 부부의 하루일과가 시작된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지금이 젤로 바쁠때제! 주문 받은 연탄 배달할라믄 시방부터 시작해도 시간이 빠뜻해!”이길수, 장영임 부부는 어느새 분장을 한 듯 까맣게 변한 얼굴에서 피곤함도 잊은 채 어린아이처럼 밝은 미소를 지으며 분주히 연탄을 나른다.

   
▲ 서민들의 겨울나기를 책임졌던 연탄과 함께 살아온 이길수,장영임 부부의 진솔한 삶을 들여다봤다.
이 씨는 “내가 첨 연탄을 배달할 때 한 장에 백 원인가 했을꺼여 지금 한 장 배달에 3백원잉께 별로 올른 것도 없이 세월만 겁나게 지나부렀네”라며 괜한 너스레를 떨어본다.

슬하의 네 딸을 모두 출가시키고 부부가 함께 알콩달콩 살아가며 잉꼬부부로 통하는 이들은 일과를 마치고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우리들의 이웃이다.

지금은 차량을 이용하지만 예전에는 리어카로 좁은 골목길과 산동네를 오가며 연탄을 배달했던 부부는 교통사고를 당해 돈벌이도 못하고 누워있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연탄을 사용하지 않은 계절에는 농사를 짓는 이들 부부는 “그래도 우리가 연탄배달하면서 새끼들 갈치고 먹고살면서 한단지 논을 샀응께 우리도 겁나게 부자 아닝가”라면서 돈으로도 세상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진정한 마음의 행복을 필자에게 전해줬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천직으로 여기고 있는 연탄배달을 하겠다는 이길수, 장영임 부부는 “직업에 좋고 나쁘고가 어디 있다요! 시방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젤로 존 직업이제”라며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연탄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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