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로 녹지공간훼손, 생태계단절 등 심각
재단법인 금하장학회, 도덕성도 도마에 올라
시민단체 중심으로 조직적 반대활동 움직임

'나주시 경현동 신규마을 조성을 위한 대지조성사업(이하 대지조성사업)'이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어 사업의 성사여부가 출발부터 난관에 에 부딪히고 있다.

대지조성사업 부지는 경현동 187-2번지 일원(83,496㎡)으로서 국도 1호선 주변 경현동 한수제 들어가는 입구의 반송이 식재되어 있는 땅이다.

이 땅은 재단법인 금하장학회 소유였으나 얼마 전 (주)해마로 디앤씨에게 100억 원에 매매돼 40억 원의 중도금까지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해마로 디앤씨는 83,496㎡ 중 50,528㎡를 주거용지로 조성해 이중 48,592㎡는 120가구의 단독주택부지로, 1,576㎡는 음식점 등 근린생활시설로 하는 대지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해마로 디앤씨는 대지조성사업을 위해 1월31일 나주시에 대지조성사업 사업시행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을 위한 요청서를 접수했다.

이에 나주시는 2월6일과 2월23일 두 번에 거친 보완절차를 밟아 2월27일 환경평가법 제11조의 규정에 의거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범위 결정 등을 위한 환경평가협의회위원을 선정하고 심의에 들어갔다.

나주시 경제안전건설국장을 위원장으로 한 10인의 심의위원들은 2월 27일부터 3월 9일까지  해당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설정, 해당사업에 적용할 평가항목범위설정, 평가항목별 조사(회수, 시기 등), 예측·평가의 방법 검토 등을 서면심의 했다.

나주시는 3월14일 전략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의결과를 (주)해로마 디앤씨에 통보함으로써 대지조성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평가협의회 심의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심의위원들은 생태축 훼손과 환경문제, 그리고 주민들 의견수렴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대지조성사업 추진이 난관에 부딪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시민단체 추천전문가로 심의위원에 위촉된 오성현 빛가람기후변화대응교육센터장은 심의의견서에서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난개발이 아닌 현재 사는 사람들이 삶의 질을 한층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자연녹지 공간, 휴식 공간 등을 원하고 있다"면서 "대지조성사업이 본격화 될 경우 지역사회 시민단체들과 협의해 대지조성사업 반대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대표 심의위원인 박준영 전 문화원장은 "대지조성사업이 예정된 땅은 공익사업을 위해 조상대대로 살아왔던 월정이란 자연부락을 이주시키면서까지 금하장학회에 매도됐다"며 "원래 취지에 걸 맞는 맞는 공익사업에 사용되어야 할 땅이다"고 말했다. 

박준영 씨의 말처럼 대지조성사업 부지와 관련해서는 금하장학회의 도덕성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금하장학회는 1986년 경현동 187-2번지 일대에 도서관을 지어 나주시에 환원하겠다며 이 땅을 구입했다. 당시 이곳에는 월정마을이라는 촌락이 있었는데 나주시는 금하장학회가 이 땅을 구입할 당시 행정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금하장학회의 도서관 건립과 환원은 공수표였다.

경현동 대지조성사업은 앞으로 주민설명회와 공청회(주민 30인 이상 요청 시)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주민들의 동의와 관련해 커다란 마찰이 예상되고 있어 시행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한 대지조성사업 부지에는 사직단과 월정서원(1974년 노안으로 이전) 터 등 문화유적지 있는 곳으로서 대지조성사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모 심의위원은 "심의위원에 선정 된 이후 심의를 긍정적으로 해달라는 압력과 회유가 보통이 아니었다"며 "이런 압력과 회유에 못 이겨 그냥 동의를 해주는 관계로  난개발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심의위원도 "몇 군데로부터 청탁이 있었지만 양심에 따라 심의를 했다"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대지조성사업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현동에 사는 김모(남, 46) 씨는 "환경문제와 금하장학회의 도덕성 결여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지조성사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시민적으로 대지조성사업 반대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