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부활하고 있다
북풍한설 채찍질에 고드름왕관을 눌러쓰고
폭설십자가를 짊어지고
얼음으로 뒤덮인 삼동의 골고다를 올라
차가운 못으로 겨울에 매달렸던 봄이
꽃샘바람에 웃을 벗기우고 수염을 뽑히고
황사가 ‘카악’하고 밭은 모욕을 묵묵히 받아내며
목마른 강을 건너고 고통의 산을 넘어서
세상을 꽃피우고
세상에 향기를 건네고 있다
언 발로 언 손으로
언 강의 얼음을 깨고
까만 옷을 빨아
다시 하얗게 입혀주시던 어머니처럼
가녀린 꽃대로 눈을 녹이는 복수초처럼
웃음이, 기쁨이, 정다움이
보고 싶음이, 재잘거림이
손잡고 껴안아주고 싶음이
등 두드려 주고 싶음이
작은 잘못에 눈감아 주고 싶음이
원수를 위해 기도하고 울어주고 싶은
마음이 피어나고 있다
봄의 가슴에서
치밀어 오르는 민들레꽃망울처럼
부활절아침엔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치밀어 오르는
사랑을 선물하고 싶다
부활의 꽃씨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