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힘을 빌려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을 借刀之計(차도지계)라 한다. 본래의 뜻은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해하는 것을 말하는데 36계책의 손자병법 가운데 제3계책에 속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도 음험한 사람일수록 또는 양아치 근성이 있는 부류들이 차도지계라는 수법을 즐겨 사용하곤 하는데 정치판에서도 자력이 아닌 권력의 힘을 빌려 자신이 추구하는 특정 목적을 달성하려는 모사는 지금도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내년 나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얻어 나주시장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 나주지역사회의 미래지향적 의미에서는 상당히 고무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지역사회와 지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사람들이 넘쳐난다는 선의의 해석에서다.

그러나 어중이떠중이들이 너도나도 자신의 그릇 크기는 도외시하고 신정훈 위원장의 견인에 목메고 있다면 사이비들의 차도지계가 정답일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 나주지역위원회 건물에 나주시장후보를 자칭하는 특정후보가 나주시장 선거 전초기지와 같은 사무실 임대가 알려지자 비난성 여론이 분분하다.

이러한 비난의 출처는 지난 2010년 제5기 민선 나주시장 선거 당시에 최인기 국회의원 사무실 건물 바로 위층에 선거 캠프를 차린 당시 임성훈 후보가 최인기 위원장의 사전 낙점을 받았다는 세찬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길선·강인규·임성훈 세 후보의 나주시장 후보경선에서 임성훈 후보로 결정되자 그 의혹은 기정사실로 시민들이 받아들였었고 이후 최인기 의원과 강인규 현 시장이 우호적 관계에서 적으로 등을 돌리게 되는 단초가 되었었다. 물론 불법정치자금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성도 이름도 무척 생소한 나주시장 후보를 자칭하는 특정 정치인이 신정훈 위원장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에 선거 사무실용 임대에 대해 우연의 일치로 생각할 사람이 있겠냐는 의혹의 눈초리는 전례를 비추어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같은 건물에 둥지를 튼 정치인은 나주지역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며 신정훈 의원과 특정 대학 동문이라는 점에서 사전 낙점 아니냐는 의혹에 불을 댕기고 있다. 이러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 민주당 나주지역위원회 관계자는 烏飛梨落(오비이락) 즉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이라며 제기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다. 언어도단이라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 나주위원회 관계자의 강한 부인은 거짓이 아닌 사실일 것으로 믿고 싶다.

그러나 당시 최인기 의원은 임성훈 후보와 같은 건물 동거는 자신과 전혀 무관한 일이며 건물주와의 임대 관계뿐이었다는 항변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나주시민 한편에선 모종의 불량한 거래를 의심하고 있다.

또한 특정 나주시장 후보의 지역위원회 건물의 다른 층 임대가 단지 건물주와 임대차에 의한 지극히 사적 영역이라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해도 지역위원회가 시민들 눈에 자유로 수 없다는 점에서도 시빗거리는 생산 가능하다.

정치영역이든 아니면 촌부의 영역이든 여하한 사람은 염치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

사람을 위하여 무언가 하겠다는 사람은 진솔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덕과 역량을 보여주어야지 호가호위 즉 특정 권력자를 등에 업겠다는 생각으로 보여 질 수 있는 이러한 일은 본의와 관계없이 경솔하고 천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올곧고 건강한 사고방식이 없는 모사꾼들이 지도자가 되었을 때 나주의 장래가 암담하다는 것은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당당한 지도자를 만나고 싶은 것은 나주시민의 바람이다. 시민들의 바람을 욕되게 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