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민선 자치의 고질적 병폐는 민선 자치단체장과의 특별한 관계에서 파생되는 하극상을 의심케 하는 인사질서의 극심한 문란이다.

나주지역을 예로 들자면 한 때 특정 성씨를 가진 나주시장의 養子(양자)론이 저잣거리의 안주가 되기 일쑤였는데 민선시장이다 보니 차기 나주시장 선거뿐만 아니라 불량한 목적에서도 공직사회에 자기 사람 심기라는 유혹을 뿌리칠 강단 있는 나주시장은 찾아볼 수가 없다.

또한, 나주시 공직사회에서 일명 유능이라는 단어는 시민과 시민사회를 위한 유능이라고 생각한다면 벼락 맞을 일이고, 공직사회에서 최고의 권력을 가진 나주시장 입안의 혀와 같아야 유능한 공직자가 되어 총애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비밀 같지도 않은 비밀이다.

그런데 신임 윤병태 나주시장이 권력을 잡자마자 전임 강인규 시장 시절에 꽃보직에 앉아 있는 놈들의 목을 쳐야 한다는 살생부에 군불을 지피는 세력이 있는 모양인데 나주시장 선거에 개입한 모리배들이 비선권력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임은 역대 나주시장 휘하 공직사회의 권력 구조를 보더라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특히 나주지역은 사회정의의 추동보다 목전의 사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약삭빠른 모사에 상당한 재능을 가진 동네이다 보니 그쪽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다른 한쪽에선 아전의 후예답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민선 나주시장들이 전위부대로 양성했던 패거리 세력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먹이사슬이 원흉이라 할 수 있다.

공무원들의 문제만이 아닌 정치권 모두의 책임이라는 의미이고 그중에서 나주시장이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다.

또한, 꽃보직에 앉아 있다는 그들을 목을 치고 새로운 꽃보직에 등극한 공직자가 새로운 권력과 짬짜미를 거부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리석기 그지없는 망상이다.

공직자 세계에서도 형태만 달리한 조폭과 같은 조직이 존재하고 그 조직들은 긴밀하게 연계되어 聖骨(성골)이 만들어진다. 이 성골이 나주시장이라는 절대적 권력을 움직이는 실세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간의 문제라는 의미이다.

나주시 전 총무국장 김용옥은 그야말로 나주 공직사회에서 전설 같은 존재이다. 민선 2기 김대동시장 체제에 비서실을 거친 후 민선 5기 임성훈 시장의 최측근으로 당시 임성훈 나주시장 후보 당선에 견마지로를 다하다가 낙선하자 어느 사이 강인규 시장 권력에 절대 신뢰를 얻어 최장수 총무국장을 역임한 것은 타고난 천부적 재능?도 한몫했겠지만, 공조직의 강력한 카르텔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윤병태 신임 나주시장이 성공하는 것이 나주의 성공이라는 점에서 공정한 지역사회를 만들겠다는 투철한 사명감 아래 매의 눈과 호랑이의 심장을 가져야 한다.

즉 꽃보직들의 목을 쳐서 될 일만은 아니고, 꽃보직을 활용하여 무언가 얻으려는 나주 시장이 안 되겠다는 대단한 각오와 양심의 실천이라면 모든 인사가 만사가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지역민들의 든든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반대라면 그 밥에 그나물이 정답이다.

강조하자면 모리배들에게 휘둘리다간 학원이 신세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퇴임하는 강인규 전 나주시장의 뒷모습을 넘어진 앞 수레로 본을 삼아 사람을 위한 정치가 되도록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걷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