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판의 고질적 병폐이자 천박한 짓은 정권이 바뀌면 사정 한파가 몰아친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신 북풍 몰이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司正(사정)이란 ‘그릇된 일을 다스려 바로 잡음’이라고 국어사전은 풀고 있는데 굽은 판자가 곧은 판자를 나무란다면 모든 앞뒤의 질서가 뒤집혀 부정과 부패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교각살우, 즉 소뿔 바로 잡자고 소 죽이는 일 아니라면 반드시 고쳐야 세상이 올곧게 설 수 있다. 그런데 정치적 도구로 사정이라는 칼을 들이민다면 그 판은 이미 싹이 노랗다.

신임 윤병태 나주시장의 첫 시험대가 된 지난 7월 11일자 나주시 인사를 두고 나주시장의 정치적 장래 흥망을 추론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옛말을 빗 된다면 장밋빛만은 아닐 것 같다는 여론이다.

우선 오해가 없기 위해 나주시 인사에 대해서 훈수를 두자면 가장 유능하다는 공직자들은 반드시 읍·면·동에서 일정 기간의 순환 근무가 맞고 근무를 자청해야 제대로 된 민선 자치 시대의 공직자라 할 수 있다.

본청에 똬리를 틀고 앉아 권력 서열에 따라 낯빛을 바꾸며 ‘아멘’만을 읊조려 꽃보직만 탐한다면 민선 자치 시대의 부적격공직자라 할 수 있다. 이유는 민선 자치의 중심은 곧 ‘사람’이지 권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7䞇 나주시 인사를 앞두고 특정 나주시 꽃 보직자들은 그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또 다른 권력자 집에 찾아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모양인데 읍·면·동 발령을 두고 수모 아니면 숙청쯤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그러나 중국 ‘도연명’이 입신과 양명에 눈이 멀어 권력에 아부하고 금권을 좇아 타락하는 관료 사회의 염증에 대한 강한 거부로 오두미(五斗米) 즉 쌀 다섯 말(작은 녹봉) 때문에 허리를 굽힐 수 없다는 기개로 관직을 내팽개친 꼿꼿한 선비정신을 본받은 다면 怒(노) 할 일만은 아니다. 누렸으면 누린 만큼 잃어야 또한 형평성에 부합하다.

문제는 인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에 대해서 신임 윤병태 시장은 애써 고민해 보았냐는 것이다. 여기서 막무가내이자 준비가 전혀 안 된 윤석열 대통령처럼 전 정권 인사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면 유구무언이다.

그러나 오늘 하루만이 아닌 1,460일 동안 나주지역의 흥망성쇠 여부를 진두지휘하는 나주시의 수장이라면 ‘공정성과 형평성’이 의심받아서는 화무십일홍이 맞다.

또한, 역대 나주시장의 전례를 보자면 나주시장 취임 10여 일 만에 단행된 나주시 인사가 오롯이 윤병태 나주시장의 의지가 아닌 누군가의 ‘존안 자료’에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전체는 아니지만 몇몇 인사를 보자면 존안 자료를 건넨 사람은 아니라고 주장하겠지만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三人成虎(삼인성호)가 개입했다고 할 수 있다.

불량한 권모와 술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유능이라는 두 글자로 윤병태 신임 나주시장의 귀와 눈을 가리려는 측근이 누군지 여간 궁금해진다.

물론 첫술에 배부른 일은 만무하다. 또한, 시작은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할 것으로 믿고 싶다.

여기서 다시 강조하지만, 매의 눈과 호랑이의 심장이 없다면 詐言(사언)은 득세하게 되어있고 正言(정언)은 설 자리를 잃은 결과 그 끝은 해망구실, 즉 그물도 잃고 게도 잃고 만다는 것을 항상 두렵게 여겨야 멋진 선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 또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