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이 생긴 이래 이렇게 많은 주민이 길거리 투쟁에 나선 적이 없다는 촌로의 말처럼 다도면민이 똘똘 뭉쳤다.  

 

발단은 김모 씨가 지난 6월 14일 다도면 신동리 467-38번지 외 2필지(985㎡) 일대에 동물 전용 장례식장(동물화장/납골시설)을 짓겠다고 나주시에 허가를 신청하면서다.

 

이에 지난 7월 24일 정성진 지역발전협의회장을 위원장으로 이장단장, 주민자치위원장, 각 마을 이장 등이 주축이 돼 ‘동물화장장반대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해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책위원회는 8월 3일부터 9월 3일까지 나주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한 후 8월 17일부터 9월 3일까지 13차례의 동물화장장 설치 반대 투쟁을 끊임없이 벌이고 있다. 

 

9월 1일 12차 반대 투쟁은 나주시청 앞에서 150명의 다도면민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에 앞서 대책위는 8월 14일 동물 전용 장례식장 시설 예정부지 인근에 농성 천막을 설치하고 면민 10∼20명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반대 투쟁도 벌이고 있다. 

 

정성진 대책위 위원장은 “다시면에 동물화장장 허가가 나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주에 동물화장장이 두 개나 필요하냐”면서 “그것도 청정 다도면에 동물화장장이 웬말이냐, 절대 안 된다”고 못박았다.

 

9월 1일 대책위는 시청 앞 집회 중간 나주시장실을 찾아 나주시장을 면담하고 동물화장장 설치 반대 입장문을 전달했다. 

 

대책위는 입장문에서 “동물화장장이 들어설 장소가 다도 관광의 핵심축인 산림자원연구소, 도래한옥마을, 청정호수 나주호, 천년 사찰 불회사로 이어지는 도로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라면서 “관광객들이 도로에서 20m도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 죽음이 연상되는 화장장을 오가며 보게 된다면 다도의 관광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대책위는 “법과 제도상 문제가 없는 사업일지라도 단 1%의 주민 지지도 없는 화장장 설치사업을 우리 다도 주민들은 시장님께서 불허하시리라 굳게 믿고 있다”라고 했다.  

 

특히 대책위는 입장문에서 화장장을 설치하고자 하는 사업자의 면민들을 대하는 불손한 태도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책위는 “너희들이 아무리 떠들고 시위해도 나는 허가 낼 자신이 있다는 듯한 당당한 모습을 볼 때 과연 국가는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묻고싶다”는 절절한 심정도 토로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관련 10개 부서 협의를 마치고 10월 중순경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동물 전용 장례식장 설치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적격판정이 나면 나주시로서는 허가해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나주경찰서에 9월 6일부터 10월 6일까지 2차 집회 신고를 했다”면서 “앞으로 2∼3일 간격으로 반대 집회할 예정이다. 나주시청 앞 집회도 2∼3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다도면 동물화장장 폐기물 처리장 반대대책위’ 밴드를 지난 8월에 개설해 동물화장장 시설 반대 투쟁을 전방위적으로 벌이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 5월 30일 다시면 신광리 911-4번지에 동물장례식장을 허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