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지난 10일에는 현장에서 민원인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일정아래 현장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서는 셋트장을 건축한 건설회사 대표가 참석해 “전남도와 나주시가 고구려궁 철거의 명분으로 건축물의 안정성을 문제 삼는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현장 간담회 뒤 (가칭)나주현안 시민연대 고구려 궁 존치 대책위원회가 집행부를 꾸려지고, 시민 조직 확대에 나선 가운데 시청 앞 1인 시위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도의병역사박물관 건립 부지확보를 위한 나주영상테마파크 부분 철거와 관련 지역사회 여론이 재정화되고 있는 것이다.

 

나주영상테마파크는 지난 2007년 건립 이후 2년 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고, 사극 드라마가 침체기에 접어든 최근 3년간에도 연 1만~3만명의 관광객이 찾은 곳이다. 특히 영산강가의 아름다운 풍경과 운치를 이루는 곳으로 고구려궁 존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전라남도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된 남도의병역사박물관 건립사업은 오는 2025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추진중이다. 남도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고 의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전라남도 역점사업이며 공모를 통해 선정된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 일원 부지 36만3686㎡, 연면적 6884㎡ 규모로 건립 예정이다. 내년 9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 첫 단추인 부지확보를 위해 이미 테마파크 시설물의 부분 철거가 이뤄진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적 사업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2단계 사업구간인 고구려궁 구간을 성급하게 철거할 이유가 없다. 

 

2단계 사업계획 수립 이전까지 전남도와 나주시가 시민사회와 지역주민 그리고 전문가들과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활용방안을 공론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준공된 이후 16년이 경과한 테마파크 건축물 노후화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 발생, 관광객 감소로 인한 만성 적자 운영 등의 문제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적잖은 사업비가 투입된 나주영상테마파크의 마지막 보루라 할 고구려궁 마저 철거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고구려궁을 존치하려면 누군가는 재활용 방안이나 유지관리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결국 전남도나 나주시가 서로 미루다 의병박물관을 명분으로 철거하려는 것이 아닌지 곰씹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