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어는 개도 안 먹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에는 맛이 없다. 특히 여름철에는 ‘방어 사상충’, ‘고래회충’ 등 기생충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맛이 굉장히 좋아진다. 특히 추울 겨울이 되면 지방질이 많아지고 근육조직도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질이 많으므로 과식을 하게 되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간혹 실력이 부족하거나 비양심적인 가게에서는 방어 사상충을 덜 제거하거나 방어 사상충이 만들어낸 분비물 등 찌꺼기를 손님께 내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즉시 식사를 중지하고 환급요청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부시리를 방어라고 속여서 파는 경우와 5kg도 나가지 않는 방어를 ‘대방어’라고 판매하는 경우 또한 종종 볼 수 있는데 방어는 뚱뚱하고 머리와 꼬리 부분이 방추형인 데 반하여 부시리는 납작하며 길쭉한 모양이다. 5kg 미만의 방어는 가격도 저렴할뿐더러 지방질이 없어서 고소한 맛이 나지 않는다. 특히 뱃살 부분이 얇다면 그것은 대방어가 아니다. 방어는 크면 클수록 맛있어지겠지만 양식업계에서는 수익을 위해 대방어 치수까지 키우는 경우가 많지가 않기 때문에 나주처럼 내륙지역에서는 정말 귀하다. 

 

방어는 정말 버릴 것이 없다. 머리는 구이로 먹고 뼈는 탕을 끓이면 설렁탕처럼 국물이 진하고 뽀얗게 우러난다. 등살은 근육이 많아 담백하고, 목살과 뱃살을 기름기가 많아 감칠맛이 나면서 고소하며, 꼬릿살은 쫄깃하다.

 

하지만 대도시의 대형 횟집에서나 5~10킬로가 넘는 대방어를 주문한다고 하더라도 4~5명이 다 먹을 수는 없으므로 부위별로 주문을 하게 되거나 작은 방어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10인 이상의 모임이나 단체에서 주문해서 먹는 경우가 많다. 

 

방어회를 준비하는 방법도 가게마다 다양하다. 기름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비닐랩으로 말아둔 것은 수분도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미끈거리면서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반면에 그 자리에서 잡은 것은 피가 완전히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피비린내’가 날수도 있을뿐더러 씁쓸한 ‘쇠 맛’까지 날수도 있다. 그래서 쌈 채소와 김을 곁들여 먹는 것을 추천하는 곳이 대부분일 것이다. 

 

정말 방어회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루나 이틀 전날 예약을 걸어 놓는 것이 좋다. 그래야 식사시간에 맞춰서 준비할 수 있다. 최소한 6시간에서 10시간 이상의 숙성시간을 보낸 뒤에야 감칠맛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버리면 식감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웬만한 횟집이나 초밥집에서는 단체예약이 있지 않은 이상은 선보이기가 쉽지 않다. 

 

마트 또는 횟집에서 ‘방어’를 포장한다면 되도록 그 자리에서 먹거나 최단시간 내에 먹어야 한다. 방어는 죽은 직후부터 많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신선도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주목초밥’은 겨울철 방어회와 방어 초밥의 참맛을 아시는 몇몇 분들을 위해 매년 12월과 1월에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많이 팔리지도 않는 ‘대방어’를 준비한다. 가게의 손익과 매출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