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의회의 진정한 어른이셨습니다

이 무슨 청천벽력의 소식입니까.

얼마 전 부의장 실에서 만나 뵜을 때 "며칠 지나면 괜찮을 거야" 하시면서, 다음에 만나 멋있는 저녁식사하자고 약속까지 하지 않으셨습니까.

부의장님의 그 때 그 목소리가 아직도 제 귀에 생생한데 그것이 부의장님과 나눈 마지막 대화일 줄이야 누가 짐작이라도 했겠습니까.

조용하고 당당하신 모습과 다정하신 음성이 지금도 귓전을 울리는데 이리도 황망히 가시다니 너무 합니다. 이렇게 말도 없이 가실 것이라면 식사 약속은 무엇 때문에 하셨습니까.

강인한 정신력과 의지로 자신을 가꾸며 지금의 이 길까지 오신 불사조 같은 부의장님이기에, 어떤 병마와 고난도 거뜬히 물리치고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부의장님! 아니 덕수 형님! 그렇게까지 깊은 병마와 싸우고 계셨습니까.
그토록 큰 병마와 싸우고 계시면서도 내색하나 하지 않고 그렇게 의연하셨습니까

부의장님! "며칠 지나면 괜찮을 거야" 라는 말씀 철석같이 믿고 병 문안 한번 드리지 못하고 이렇게 보내다니 무슨 말로 이 죄, 이 슬픔을 전해야 한단 말입니까.

작년에 19개 읍·면·동 주민자치위원장들과 일본 선진지 견학을 갔을 때,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몸이 성한 우리들도 감내하기 쉽지 않은 6박7일의 강행군 같이 하며 주민자치위원장들 격려하시던 모습 선한데 이렇게 가십니까.

부의장님이 쌓은 사회적 경륜과 경험 그리고 재선의원으로서의 역량, 이제 지역사회를 위해 쏟아 부을 때가 되었는데 무엇이 그리 바빠 이승의 인연 이토록 빨리 끊으셨습니까.

부의장님은 나주시의회의 진정한 어른이셨습니다.
66세로서 가장 고령이셨지만 의정활동만은 젊은 의원들 못지 않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해박한 지식으로 집행부를 압도했으며, 특히 날카로운 지적과 정곡을 찌르는 자로 잰 듯한 현장방문 의정활동은 관계공무원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질타보다는 대안을 제시한 훌륭한 의원이셨습니다.
특정정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되었지만 부의장님의 5년 간 의정생활의 화두는 언제나 당리당략보다는 지역사회와 지역민이었습니다.

시의회가, 우리의 지방자치가, 다수를 앞세운 특정정당의 정치논리로 휘청거릴 때도 부의장님은 소속 정당의 당론보다는 지역사회와 지역민을 먼저 생각하는 의원이셨습니다.
부의장님은 언제나 지역사회와 지역민이 우선이었으며, 소속정당의 눈총을 받아가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수의 편을 서는데 주저하지 않은 진정한 시의원이셨습니다.

우리는 나주시의회의 큰 별을 잃었습니다.
부의장님이 보여 주셨던 혜안과 경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이 세상 저편으로 훌쩍 떠나버린  부의장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리들의 가슴은 미어집니다.

우리는 나주시의회가, 나주의 지방자치가 본연의 자세를 벗어나 정치논리로 흔들릴 때면  김덕수 부의장님! 당신을 그리워 할 것입니다. 부의장님! 이제 작별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부디 힘들었던 시절 이승의 짐 벗어 놓으시고 이제 편히 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