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나주시의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 조서를 보고 내심 의원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꼈다.

예산편성의 기본을 무시한 집행부 길들이기 식의 예비심사를 마치고 삭감된 예산을 부활시키려 자신을 찾는 집행부를 보며 희열을 느낄 것인가.

▲ 김민주 기자

자치행정위원회는 88건을 삭감하면서 70건에 대해 50%삭감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가 하면 배 결실안정 인공수분지원과 정주생태관광마을조성 등 국비세입마저 100% 삭감 의결했다.

이 중 청원경찰 산업시찰 2백1십만원을 비롯해 셋째아이 출산장려금, 시·도간 문서사송비 등 도무지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막무가내로 예산을 삭감해 그 진의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또, 사회복지분야 예산마저 북풍한설 칼바람보다 더 매서울 정도로 삭감을 단행하면서
한편으론 시민을 대변하는 의원이라며 거들먹거리는 모습에 심한 이질감을 느낀다.

경제건설위원회도 마찬가지로 국비세입과 업무보고, 행정사무감사, 시정질문에서 지적한 사업예산을 삭감 의결하면서 집행부를 질타할 수 있는가 의원들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예결위에서 조정단계를 거쳐 부활시킬 예산이 있겠지만 삭감할 예산과 반영할 예산을 구분하지 못하고 삭감한 것은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무지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의원들은 “본예산에서 반영이 안되면 다음 추경예산에서 확보하면 되지 않느냐“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 또한, 예산편성의 기본을 모르는 경망스런 망언에 불과하다.

추경예산이란 긴급을 요하거나 국비 등의 배정이 있을 경우 편성하는 예산으로 의원들의 편의에 의해 살렸다 죽였다 하는 예산이 아님에도 의원들은 추경예산을 핑계삼고 있다.

2008년 한해 동안 나주시를 꾸려갈 살림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예결위의 심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상임위의 이번 예산예비심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워 집행부를 길들이려는 예산심사와 편성에 앞서 의원들 스스로가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했는가 되돌아보는 자성의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