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희 동신대 관광학과교수

정부는 2001년에 한국방문의 해 사업을 실시한 이후, 지역관광활성화 및 국내관광 진흥을 위해 2004년부터 지역방문의 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방문의 해 사업에 강원도, 경기도, 제주도, 경상북도가 선정되었으며, 2008년은 광주·전남이 공동으로 선정되었다.

2008광주·전남방문의 해 사업은 각종 경제적·사회문화적 파급효과뿐만 아니라, 광주?전남관광의 이미지홍보 및 브랜드화로 중장기적으로는 외래 관광객 유치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문의 해 사업을 위해 이미 광주와 전남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함과 동시에 손님맞이를 위한 수용태세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확실히 우리의 손님맞이 자세는 개선이 있어야 한다. 특히 식당이 그렇다.

2008광주·전남방문의 해 사업을 통해 홍보하는 전라도의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고 나름대로 유명하다는 음식점에서 전라도의 손맛을 경험하고자 들렀던 어느 한 음식점에서의 일이다. 음식점에서 국물이 좀 짠 것 같아서 투덜거렸더니 주인아주머니가 숟가락을 들고 와서 국물 맛을 보고는 “이 정도면 됐어요”라고 성가시다는 듯이 말한다.

고객이 무언가 마땅치 못해서 투덜거리면,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주는 것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의무이다. 그런데 고객의 기호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 정도면 됐어요”라고 내뱉는 주인아주머니의 태도는 ‘다른 사람은 아무소리도 안하고 잘 먹는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유별나. 주는 대로 아무 말 없이 먹고 갈 것이지 웬 말이 그렇게 많냐’는 식의 다름 아님이다.

이러한 자세는 올바른 서비스맨의 자세와는 멀어도 한참 멀다. 자기 식당을 찾는 고객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해도 부족할 판에, 음식에 대해 웬 말이 그렇게 많냐는 식의 무언의 질타는 서비스에 있어서는 전혀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음식 맛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 관광객은 이 지역에 대해 결코 좋은 기억을 가지고 가지 못할 것이다.

미국의 갤럽조사에 의하면, 서비스에 불만족한 고객 중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사람은 4%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불평을 말하는 고객이 한사람 나타났다면 그 뒤에 24명의 불만을 가진 자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008광주·전남방문의 해를 통해 이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의 불평·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서비스 기업에서 서비스 개선을 위해 실시한 아이디어 가운데 참고할 만한 것이 있어서 적어본다.

첫째, 옐로카드제, 친절 크리닉, 서비스 모니터, 서비스 실명제, 미소서비스 리콜제, 불친절 3진 아웃제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옐로카드제는 고객이 불편할 일을 당하거나 불친절을 경험했을 때 옐로카드를 제시하여 시정하는 제도로 불친절한 종업원에 대해 경고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비스 모니터는 고객을 가장한 모니터들이 불친절한 종업원을 가려내는 것으로 백화점 등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불친절 3진 아웃제는 고객의 이유 있는 불만을 3회 이상 받았을 때는 해당 종사원을 아웃시키는 제도이다.

둘째, “예”라는 접객용어의 사용이다. “예”라는 말은 가장 짧은 말이면서도 고객을 가장 기분 좋게 하는 말이다. “예”는 긍정과 순종을 함축하는 표현으로, 고객의 의사를 따르겠다는 뜻이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고객이 식당에서 비빔밥을 주문했고, 식당 종사원은 힐긋 고객을 한번 쳐다보더니 아무 말 없이 비빔밥을 가져다준다. 이 때 말이 없음은 귀찮다는 뜻이다. 비록 식당 종사원은 순종과 긍정의 의미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고객은 부정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고객은 당연히 불쾌한 심정이 될 것이고 식사를 하면서도 전혀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고객이 어떤 요구를 할 때 “예”라고 응답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이제부터 소리치자 화끈하게 “예”, “예, 알겠습니다”라고.

셋째, 웃자. 미국의 제임스와 덴마크의 랑케는, 사람은 슬퍼서 웃는 것 못지않게 울기 때문에 슬퍼지며, 즐거워서 웃는 것 이상으로 웃기 때문에 즐거워진다는 심리이론을 발표하였다. 웃지 않으려면 사람을 대하지 말라. 그리고 사람을 대하려거든 웃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제부터는 일부러라도 웃어보자.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지 않은가.

웃음은 다양한 효과가 있다. 사람을 대할 때 웃는 얼굴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훌륭한 대화의 재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웃음은 신바람효과도 있다. 웃음은 수많은 고객을 상대하는 고달픈 상황에서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활력을 주어 신바람 나게 하기 때문이다. 웃음은 서비스맨에게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가슴 속에 따뜻한 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웃지 않는 무표정 때문에 불친절한 지역민이라고 낙인찍힌다면 이 얼마나 안타깝고 억울한 일인가. 그러니까 이제부터라도 웃자.

“꾸짖는 고객을 보면 보석이 있는 곳을 가르쳐주는 사람으로 생각하라”는 명언이 있다. “그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정도”에서 끝나고 만다는 점을 기억하자. 2008광주·전남방문의 해, 우리의 빛나는 서비스를 보여줄 때이다.

김선희 동신대 관광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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