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에 이학상 추대, 정석진은 배후조정

기우만의 통문을 본 나주 유생과 향리들은 거의擧義 주장에 적극 찬성하였으며, 무엇보다 근왕勤王을 목표로 세웠다. 유생과 향리들은 답통의 말미에 100여 명이 서명하였으며 조관, 유림, 향리, 군교 등이 연합하여 의병봉기에 적극 호응하기로 합의하고 기우만의 창의를 지지한다는 답통을 장성에 보냈다.

답통을 보낸 다음날인 2월 4일. 1월 13일자로 해남군수로 임명되었지만 부임하지 않고 나주에 머물러 있던 정석진이 향교에 찾아와 창의하자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본 고을은 오백년 유림의 고장으로 이러한 혼란의 시기를 당했으니 의거가 좀 늦은 감은 있으나 당연히 의병을 모으고 시일을 정하여 토벌해야 한다. 그 성패는 예측할 수 없지만 관망만 하고 있을 수 없다.”

동학농민군을 맞아 싸울 때 가장 활약이 컸던 정석진이 적극 창의에 적극적이었다. 당시 의진義陳을 결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유생층에서 의병장으로 추대된 이학상, 답동을 장성에 전달한 이원서, 임긍규, 통문을 지은 이병수, 향교의 교임을 맡고 있던 오재수 송종희 등이었다.

향리층에서는 창의를 적극 주장한 해남군수 정석진과 나주부 주사 박상수, 참모參謀 오득환, 병교兵校 승갑표 등이었다.

‘전 주서 이학상이 일찍이 효자로 이름이 났고, 또 갑오년 동학 난리에 동지 나병두와 함께 의거를 하려고 하다가 마침 병에 걸려서 여러 달 동안 누워 있게 되어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지금 나라 일리 위태함을 보고 밤낮으로 분격하고 있으니 이 사람이 會盟의 將이 될 만하다.’

나주의병의 기본적인 편제가 갖추어지게 되었는데, 주요 구성원을 표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주도인물로서 처형된자, ***:주도인물로서 도망자

이처럼 나주의병은 양반 유생과 중인계층인 향리가 신분을 극복하고 연합한 것이다. 이미 이들은 동학농민전쟁을 치르면서 이루어진 바 있다.

당시 목사 민종렬을 비롯한 양반 유생과 호장 정석진을 비롯한 향리층이 힘을 합하여 동학농민군의 거센 공격을 막아냈었다. 따라서 이들은 의병을 일으킬 때에도 쉽게 결합할 수 있었으리라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