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떠돌며 농악대회에 나섰던 이주완이 상쇠를 맡고 산포출신 강성수가 장구를 맡았다. 그래서인지 전국에 그의 제자들이 지금은 기능보유자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데, 전남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된 영광우도농악의 상쇠 전경환과 설장고 김동언과 광산농악 상쇠 정득채가 이주완의 제자이다.

영광우도농악의 기능보유자인 상쇠 전경환과 설장고 김동언은 스승인 이주완을 위해 매년 추도제를 모시고 있다. 영광군 영광읍 교촌리에 전하는 영광 농악이 우도 농악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나주지역에서는 국악협회 나주지부 이한규 회장이 어렸을 당시 이주완으로부터 12발 상모를 전수받기도 하였다.

이주완의 아버지 이순철(李順澈)은 화순 동곡 사람으로 1890년 경에 다도면 풍산리 1구 도래마을로 이사를 왔다.

풍산 1구는 풍산 홍씨 집성촌으로 타 성씨는 홍씨 집안과 친인척이 아니면 그 마을에서 살기 힘들 정도로 타 성씨에 대한 배타성이 강한 마을이었다.

화순 동곡에서 목수 일을 했던 이주완의 아버지 이순철은 지금 마을에 살고 있는 홍기종(73세)씨 집안의 외손(外孫)이었다. 그래서 화순에서 홍씨들이 사는 마을인 다도 풍산 1구로 보금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

이주완의 가족관계는 6남 1녀 큰형은 이주성으로 다도면사무소에서 부면장으로 근무하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사망하였다. 장자인 이주성이가 아들 없이 세상을 뜨지 둘째 동기의 아들 세환이가 양자로 갔다. 이세환이는 다도면사무소에서 산업계장을 역임한 후 퇴직하였다.

둘째 형 동기는 목수 일을 했는데, 손재주가 뛰어나 지금으로 말하면 대목으로 큰 절을 짓고 다니다 1962년 광주로 이사하였다. 이주완 또한 손재주와 좋아서 젊은 시절 둘째형과 함께 목수 일을 하였다.

셋째가 이주완이다. 1910년생으로 아버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어린 시절 일본 유학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넷째 주남은 장가 간 뒤 처가(妻家) 동네인 송월동 세월마을로 이사를 갔는데, 그 또한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목수 일을 하였다.

지금도 송월동에 사는 60대 이상 노인들은 이주남과 이주완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두 형제가 목수 일 뿐 아니라 토계리 농악을 이끌고 각종 대회에 나가 수상하였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어린 나이에 죽고 막내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일본 유학 다녀와서도 농악에 심취

이주완은 20살인 1929년 다도 풍산리 도래마을에서 강귀례와 결혼해 4남 5녀를 낳았다.

풍산 홍씨가 양반 집안이라면 전주이씨는 조선왕조 집안으로 그의 아버지가 목수 일을 하고 있지만 매사에 신중하고 자식교육에도 남달랐다.

큰 절과 집을 잘 지어 집안 사정이 넉넉했던 아버지는 이주완의 장래를 생각해 일본까지 유학 보냈다. 그러나 일본에서 돌아온 이주완은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보다는 매일 아침에 산에 올라가 해질 무렵에 내려오는 것이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아버지는 주완이의 뒤를 몰래 따라갔더니 산에서 솔방울을 끈에 매고 상모를 돌리는 것이 아닌가?.

일본까지 유학을 보냈더니 아들이 당시 상놈이나 하는 광대놀이에 정신이 팔린 것을 보고 심하게 매도 들었지만 허사였다. 결혼식 날 뒷간(옛날 재래식 화장실)에서 상모를 돌릴 정도였으니 주완이가 아버지의 말을 듣고 상모 돌리는 것을 포기할 위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결혼한 뒤 이주완은 부모님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신혼집을 차려놓고 생활하다 한국전쟁이 있기 1-2년 전에 광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