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의사라는 직업은 생명을 구하고 다른 사람을 도우라고 주신 천직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에서 의사의 책무는 의료를 담당하여 아픈 환자들을 치료하며 사회 구성원의 건강한 생활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것이다. 의사는 의료 그 자체로서 사회에 기여한다. 나아가 의사로서의 직업윤리에 충실하여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고 환자의 자율성과 이익을 우선하며 빈부귀천이나 어떠한 외관적인 조건에 구애받음 없이 평등하게 환자를 진료한다면 의사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명을 다한다 할 것이다.
 

▲ 이필수 원장

여기에 더하여 의사는 자신에게 주어진 의료의 달란트(재능)를 사용하여 사회봉사를 할 수 있음이 의무이자 특권이다.
 
의사의 사회봉사는 왜 필요한 것인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빈부의 차가 없을 수 없고 양극화로 인한 어려움으로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독거노인 등 소외된 계층들이 사회에 산재해 있다. 이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의료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제적이거나 사회적인 다른 이유를 떠나 개인의 아픔과 사회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이 의료인의 도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봉사활동을 통하여 사회를 체험하고 이웃과 대화하며 공동의 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 동료를 얻을 수 있다. 이는 곧 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로 연결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현대사회가 개인의 건강과 복지 지향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의사는 복지사회에서 리더의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 정치나 사회의 전문가가 복지를 위한 리더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질병과 건강복지에 대하여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의사는 복지사회의 리더로서 모든 자질을 갖추고 있다. 환자 진료를 자본을 투자하여 적정한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의 한 형태로 생각하고 그렇게 성공하는 병원 모델도 있으나 의료계의 모두가 그 방향으로만 간다면 삭막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미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분야가 있고 새로이 사회봉사가 요청되는 많은 분야가 있다. 인간이 있는 곳에 고통이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열악한 환경이 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멀리는 아프리카의 난민들이 있고, 인구 대국 인도와 중국의 농촌 빈민들이 있고, 가까이는 북한의 동포들이 있으며, 의료 전문직의 도움을 요청하는 많은 나라들이 있다. 군복무를 앞둔 젊은 전문 의사들의 해외 협력의사계도에 따라 해외에서 봉사할 수도 있다. 국내에도 빈민가와 노숙자가 있고 의료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도 있다. 어려움을 당하는 이들에게 시급한 것이 의료 문제이므로 우선 그들의 생명을 구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요청된다.

재난의 긴급구호에서 시작하여 보건과 에이즈 등 질병의 예방 분야에도 힘써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복지분야에 이르기까지 의사의 역할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의 중요성은 우리사회에서 점차 증대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할 때 이루어 질 수 있다. 작년 7월에 시작된 요양보험이나 노인 및 각종 장애자를 위한 복지정책에 대하여 의사들은 강 건너 불로 구경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이제는 복지가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의사는 복지에도 전문가가 되어 국민의 사회복지에 일조를 하여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의사는 질병의 치료에 열성을 다할 뿐 아니라 인간 전체를 보는 전인 치유로 나아가야 하며 인간 환경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인 치료에도 관심을 갖는 대의가 되어야한다. 이런 의미에서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의사의 사회봉사이다.

요약하자면 의사의 사회봉사는 일상화되고 전 생애에 걸쳐 다양한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시행되어야 한다. 이제 의사는 소극적인 진료 중심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봉사의 영역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때 사회의 책임 있는 한 구성원으로서 사명을 다하고, 국민들에게도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필수 외과의원 원장 
(주)필 엔터테인먼트 대표 이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