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진은 1850년 미국 골드 러쉬(Gold Rush)시대, 금광의 광부들이 작업복으로 입기 시작한데서 유래한다. 독일인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는 광부들의 작업복이 쉽게 찢어지는 불편함을 보완하기 위해 텐트용으로 생산된 데님을 이용하여 바지를 만들기 시작하였고, 여기에 독사나 해충으로부터 보호하고, 의사가 환자수를 줄이기 위하여 특유의 냄새가 있는 천연 인디고(쪽)염색을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광부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리바이스의 역사가 곧 청바지의 역사가 되었다. 지금은 천연인디고를 사용하지 않고 합성인디고를 청바지에 염색하여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퍼졌으며, 더 이상 몸을 보호해 주는 의복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사상을 표출하는 매개체가 되어 가고 있다.

▲ 장홍기 관장

합성 인디고염색의 시작은 인간의 방귀냄새에서 시작되었다. 방귀냄새는 크게 두 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는 우리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이다. 또 하나는 “스카폴”이다. 특히 트립토판은 천연인디고(쪽)염료의 초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물질이기도 하다.

1868년 독일의 화학자 A.바이어가 인디고를 아연말(亞鉛末)과 함께 증류하여 환원시킴으로써 처음으로 트립토판을 추출하였다. 트립토판ㆍ알칼로이드ㆍ인디고 등의 구조에서 뼈대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기도 하다. 인디고염료의 초기물질은 인돌로서 화학식 C8H7N. 무색의 소엽상(小葉狀) 또는 판상 결정으로, 분자량 117, 녹는점 53℃, 끓는점 253℃(분해)이다. 트립토판은 인간의 방귀냄새를 좌우하는 물질 이기도하다. 흔히, 콜타르ㆍ쟈스민 등 식물성 향유, 썩은 단백질(콩류), 포유류의 배설물(대변) 속에 존재한다. 불쾌한 냄새가 나며, 스카톨과 함께 대변의 냄새 원인이 되지만, 순수한 상태나 미량인 경우는 꽃 냄새와 같은 향기가 난다.

이 발견은 인디고의 구조결정과 함께 염료의 화학합성에 기여하였다. 인돌은 생물학적으로는 트립토판 대사에 관계하는 중요한 물질로 붉은빵 곰팡이를 사용한 유전생화학적 연구에서 인돌이 트립토판의 합성에 관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 대장균에서는 트립토판이 트립토파나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 인돌이 피루브산과 암모니아와 함께 생성된다.

포유류의 배설물 속에서 인돌과 그 유도체가 발견되었으나, 이것은 그 동물 조직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장 내에 있는 세균의 작용에 의해 트립토판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인간의 장 내에 있는 세균의 작용과 현상을 응용하여 만들어진 것이 바로 합성 인디고염료인 것이다. 여기에서 트립토판을 화학합성하지 않고 생물반응기에서 발효시키면 천연 미생물인디고 염료가 만들어 낼 수 있다.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은 “천연미생물인디고염료 생산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쪽이 재배되지 않는 시기에 미생물을 이용하여 천연인디고염료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연구만 이루어진다면 싼 가격의 트립토판도 만들어 질 수 있다. 현재 트립토판은 중국이나 외국에서 전량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트립토판은 모든 물질의 초기물질로서 성장 가능성을 가진 물질임이 틀림없다.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관장 장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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