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패권에 맞선, 신정훈 전 나주시장의 지방자치 분투기!!

신정훈 전 나주시장이 《대한민국, 기득권을 포기하라》는 책을 펴냈다. 신 전 시장은 지난해 6월 시장 직무정지 후 왕곡면의 본가에 칩거하면서 자신의 삶과 정치인생, 시장 재임 때의 정책 및 일화 등을 묶어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이 책에는 신정훈 정치인생의 기반이 되었던 1987～1988년의 수세거부투쟁과 농민운동 등의 이야기가 현장감 있게 묘사돼 있다. 특히 신 전 시장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혁신도시 유치과정에 얽힌 비화를 비롯해 국립나주박물관이 나주로 유치되기까지의 숨 막히는 과정, 나주목사내아 ‘금학헌’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지난해 4대강 기공식 때 나주에 내려와 “혁신시장, 잘 있지요”하고 등을 토닥여주고 격려해주던 이명박 대통령과의 일화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숨은 얘기도 담고 있다.

신 전시장은 책머리 글에서 “80년대에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미문화원 점거투쟁을 거치며 감옥에서 아버지의 부음을 접하고 나는 농민운동에 투신하겠다고 결심했다. 현장에 와서 그들과 첫 만남을 통해 엄청난 힘을 경험했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내 고향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쉽게 말해 나는 세상을 바꾸는 것을 지방에서 한번 해보고 싶은 사람이다. -중략- 농촌을 바꾸고 싶었던 사람이 왜 ‘상록수’의 길을 가지 않았을까? 욕심이 많아서일까? 이 세상의 구조적인 틀, 제도의 변화가 없이는 진정 이 세상의 변화가 없다는 것, 특히 정치의 변화 없이는 나라의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며 자신이 학생운동과 농민운동을 거쳐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된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부 ‘학생운동에서 농민운동으로’에서는 미문화원 점거사건과 아버지의 죽음, 2년3개월의 징역살이를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와 수세거부투쟁을 벌이는 과정, 그리고 아내이자 동지인 주향득과의 만남, 주향득과 함께 투옥, 그리고 출소 후 결혼 등을 그리고 있다. 제2부 ‘지역패권 세력과의 한판 승부’에서는 수세투쟁을 거쳐 제도정치권으로 진출, 전국 최연소 도의원 당선돼 도청이전 반대와 자치단체 최초로 쌀농가 소득보전대책을 세우는 등의 도의원 활동, 그리고 정당공천제에 맞서 무소속시장출마를 하는 과정 등을 얘기한다. 제3부 ‘지역분권과 혁신도시 이야기’에서는 “나주 사람이 나주를 바꾸자”는 기치 아래 조직된 ‘자치분권나주연대’와 ‘전국자치분권연대’ 이야기,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의 단식 농성, 세상에 그게 가능이나 하겠냐며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이었던 혁신도시 유치 과정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제4부 ‘지방이 나라를 바꾼다’에서는 전국최초의 친환경학교급식 조례 제정과 마을 공동급식, 남양유업호남공장 나주 유치, 읍성과 관아복원, 국립나주박물과 유치 등 신 전시장 그가 이루어낸 나주의 대표적 창의행정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대로 결국은 무산된 마을택시 운행에 대해서는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제5부 ‘대한민국, 기득권을 포기하라’에서는 작심한 듯, 이제까지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집행부 발목잡기 행태에 대해 날선 비판을 날리고 있다. 지난 연말 68억 예산 삭감을 비롯해 주민참여조례, 시민참여예산제, 미래산단 예산삭감 등 나주시가 무슨 일을 해보려고 해도 민주당 주축인 의회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신 전시장은 자신의 정치인생에 큰 변수로 작용해 버린 ‘화훼단지 사건’ 에 대해 “새로운 도전의 기회 4년을 화훼단지로 시작해 화훼단지로 끝나는 불운의 시간으로 보내버렸다. -중략- 행정적으로 사업은 수많은 국고를 낭비한 채 실패로 끝났으며, 사회적으로는 지역사회의 많은 갈등과 함께 시청공무원들에게는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겨놓고 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지역이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의 해결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도 화훼단지 사건에 있어서는 나주시가 정당하게 적극적인 행정을 했었다고 생각 한다“고 밝히고 있어 소신껏 최선을 다한 민생행정이었음을 강조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추천의 글에서 “2010년 한국은 참 재미없는 곳입니다. 유쾌한 상상력이 봉쇄되고, 자유와 인권의 소중한 원칙이 무시됩니다. 허허벌판에 꿈꾸는 이의 자취가 가뭇없습니다. 이런 신산(辛酸)한 세태에 신정훈 시장은 몇 남지 않은 ‘문제적 인물’입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상상하고, 꿈꾸는 사람입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모시고 살리는 ‘희망의 정치’를 위해 분투하는 ‘문제적 인물’ 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어 신정훈 전 시장에 대한 기대가 이제 나주를 벗어나 전국적임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세상 바꾸는 것을 지방에서 한번 해보고 싶었다”는 신정훈 전 시장의 꿈이 다시 한번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