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을 위한 공약만세
                                                                                       논설위원 김노금

본격적인 선거철로 접어들면서 하루에도 수 십 개의 명함을 받는 날이 많다. 매사에 그다지 치밀한 성격이 아닌데도 이런 종류의 명함에 대해선 조금은 유난하다 싶을 정도로 그 사람의 경력이나 공약을 꼼꼼하게 살피는 편인데 비슷비슷한 공약들 중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겠다는 한 후보의 공약에 유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 땅에 시집와서 국적까지 한국으로 바꾸고 한국인으로 살면서도 이들 다문화 가정의 여성들처럼 소외되고 억압받고 사는 이들이 또 있을까 싶은 평소의 안타까움이 다소 희망을 발견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남성과 균등한 교육의 혜택을 받은 고학력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사회참여로 인한 혼인기의 연장과 농촌사회에 대한 기피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을 못한 남성들로 인해 이제 외국인 여성과의 국제결혼은 농촌 지역뿐만 아니라 도시에서조차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이다.

▲ 논설위원 김노금

그러나 결혼 이민자가 겪는 인권침해나 언어소통 문제, 문화의 차이, 가정폭력과 자녀교육 문제, 경제적 빈곤 등으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공적인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을 위해 큰일을 해 보겠다고 나선이가 이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또한 많은 후보들은 관심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공약으로 채택 했다는 것이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 일인가 싶다.

앞으로 우리사회에서의 국제결혼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정폭력의 문제라든가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고서는 훗날 그 병폐를 고스란히 우리 사회가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엄연한 한국인으로서 우리의 다음 그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우리들의 소중한 인적 자원임을 잊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낯선 환경에서 오는 소외감과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해 주기위해 또 한국사회에로의 보다 빠른 적응을 위해 각 지자체별로 이런저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가지고 애를 쓰고 있기는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일회성 행사로 그치고 있다. 국가의 역량을 총 동원해 이들을 지원하는 일을 시스템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필자 소신이다. 이들의 가정이 안정적으로 바로 서고 그의 자녀들이 뛰노는  밝은 웃음소리가 그 동네와 그 마을에 자랑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이 어엿한 마을의 일원으로 설수 있도록 서로 북돋아 주고 격려해 주지 않고서는 우리의 내일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결혼 이민여성의 한국사회 적응지원을 위한 법을 제도화 시키고 또한 이들의 자녀들이 엄마의 뱃속에서 잉태되는 순간부터 최대한의 애정과 사회적 격려로 이들을 예우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 사회에 이들의 2세들이 50%이상 아니 그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명백한 현실 앞에서 각 대학에 다문화가정복지학과나 다문화 가정언어지도 등의 과를 새로 신설하여  이들을 지도하고 돌 볼 전문 인력을 지금부터라도 양성하는 일도 시급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 수도권 대학에서는 이러한 일을 진즉부터 실시하고 있다. 하물며 전국에서 다문화 가정이 제일 많은 우리지역에서 아직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지 않나 싶었는데 한장의 후보 공약에서 작은 희망의 씨앗하나 발견함이 무척이나 마음 든든하다.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다. 

 이들이 사회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는 않은지 관심을 가져주고 행여 소위 ‘왕따’ 같은 것을 당하고 있지나 않은지 우리는 파수꾼의 눈으로 살피고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이들의 가정이 해체되고 자녀들이 불행 해지는 것은 우리사회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 한다. 우리의 사랑과 격려 속에 이들이 어엿한 한국인으로서 요즘처럼 각 학교나 평생 교육원, 어린이집 등에 원어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좀 더 많이 들려오기를 고대하면서 문득 그 후보의 다문화 가정을 위한  공약이 꼭 약속대로 이루어 질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