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발전을 위한 기원제”

문화 행사 시나리오

                                                        
김미경(전남문화예술재단 문화사업팀장/문학박사)
 

※어느 덧 호국의 달 6월이 우리 곁에서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의 역사를 뼈저리게 기억하게 만든다. 요즘, 한참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어가니 더욱 6월을 맞는 마음이 씁쓸하다. 남북 분단의 역사가 환갑 나이를 맞는 이 순간에도 동족끼리 미국과 중국을 사이에 두고 각축전에 휘말려 있다는 사실이 난감하다. 대학 때 <청일전쟁사>를 읽다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국제 정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었던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상황을 보다 못해 눈물을 떨구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라가 힘이 없을 때 얼마나 국민들이 비참한 상황에 놓여지게 되는가를 그 책에서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었다. 나라가 굳건해야 나도 생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선조들에 대하여 깊은 경외심을 가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나주에서도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목숨을 바친 애국자들이 수없이 많다.
원래 우리 민족은 억울하게 죽은 자를 위무(慰撫)하는 기원제를 올리는 다양한 의식이 존재했었다. 종교를 초월하여 우리는 선조들의 지혜를 담은 미풍양속(美風良俗)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문화 행사를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년 전 6월에 나는 나주목사내아에 “나주 발전을 위한 기원제” 문화 행사를 기획했었다. 아쉽게도 직접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았지만, 그 문화 행사를 준비하며 쓴 시나리오를 보며 왜, 6월에 나주목사내아에서 문화 행사를 하려고 했는지 그 의미를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지면에 그때 시나리오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덧붙여 말하면, 나는 2009년 5월 29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씻김굿 진행을 위해 봉하마을에 갔었고, 같은 해 8월 22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모씻김굿 진행을 위해 하의도에 갔었다.     

★오프닝 - 멘트
안녕하세요? 나주시 역사문화 큐레이터이자 스토리텔링 작가로 일하고 있는 김미경 인사드립니다. (인사) 오늘, 여러분과 나주 발전을 기원하는 기원제를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보존회팀들이 함께 해주실 건데요. 개인적으로는 고려대학교에서 진도씻김굿을 비롯한 진도 상장례 스토리텔링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터라 오늘,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해설을 맡았습니다. 여러분이 앉아 계신 이곳은 역대 나주목사님들이 낮에 동헌에서 법과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집무를 보시고, 밤에 몸과 마음을 쉬는 아늑한 생활공간 - 목사내아 금학헌입니다. 나주의 천년 역사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들이 바로 나주목사님들인데요. 오늘, 나주 역사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개최되는 “나주 발전을 위한 기원제” 공연이 이곳에서 열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나주 시민들을 비롯하여 나주의 찬란한 역사문화를 만든 모든 분들과 함께 하는 기원제입니다. 최초로 나주에 대곡서원을 세우고 현명한 판단으로 나주 백성을 감동시킨 학봉 김성일 목사님을 비롯한 역대 나주목사님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임진왜란 의병장 김천일 장군을 비롯한 수많은 무명용사들, 거북선 제작에 힘쓴 나대용 장군까지 우리 나주를 빛낸 문·무관 모두를 추모는 위령 씻김굿을 거행하겠습니다.
내용 : 남도삼현(잔올리기)→안당→초가망석→손님굿→제석굿(현재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씻김)→고풀이→씻김(이슬털기·영돗말이·넋풀이·넋올리기 등)→길닦음
씻김굿이란?
씻김굿은 억울하게 죽은 망자의 넋을 위로하여 극락왕생하도록 천도하는 의례입니다. 아울러 씻김굿은 산 사람들의 기대와 염원을 표현하는 기도이기도 합니다. 나주목사내아 “금학헌”은 나주의 황금기를 이루었던 천년 고을의 상징 - 목사(牧使)가 살던 역사의 현장입니다. 이런 의미 깊은 역사의 현장에서 새로운 영산강 시대를 여는 우리 나주가 우리나라의 빛나는 부흥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부정한 것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씻김굿을 거행하게 된 것입니다. 
★클로징 - 멘트 
이제, 나주는 진정한 의미에서 날로 번창하고 발전할 것입니다. 법과 정의를 실천하는 나주는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나주는 우리의 희망입니다. 우리 모두 풍요로운 나주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삽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