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하나 덜어내는 것이
논마지기 값 한다는 할머니 말씀에
수양딸로 집 떠난 둘째언니
식구들은 언니를 떠올릴 때마다
배가 고팠다
포도청 같은 식욕은
불판에 지글지글 날개를 볶는다
언니는 울면서 몸을 오므리고
오므릴수록 주걱은
휘휘 허기를 휘두르며
주름 사이사이 군침을 쑤셔박는다
번데기는 노릇노릇 태워야 제 맛이지
모두들 코를 벌름거리는데
날개를 잃어버린 번데기는
아무리 우적우적 씹어도
고소한 맛이 남아있지 않았다
몇 년 후에 집으로 돌아온
언니의 시신에는 날개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