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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형이 가족의 부축을 받고
내가 운영하는 드들강변에 있는 카페를 찾아와
수년 전 개업 초기에 앉았던 2층 테이블에 앉아
통유리 너머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수년 전 그날 바라봤던 강물이나
지금 바라보고 있는 강물이나
흘러가는 방향은 변함이 없는데
틈만 나면 일생을 소환해 보고 있을 것 같은
저장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암 선고를 받은 한 남자에게 저 강물은
머잖아 멈춰 설 것이므로
인연의 물기도 점차 말라 갈 것이므로
지금 자형이 바라보는 강물과
내가 바라보는 강물이
다를 리 없으나 같을 리도 없다
신도 의사도
어찌하지 못하는 강물의 도도한 흐름
억만금 같은 시간을 내어 일부러 찾아 준
병색 짙은 자형과 같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강물을 함께 바라보며
강물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므로
눈앞에서 흘러가 버린 강물일지라도
내 눈길이 닿지 않는 그 어느 세상에서도
잔물결 일렁이며 흐르고 또 흘러갈 것이라는
믿음을 새기고 또 새기고 있다
홍관희 시집 『사랑 1그램』, <걷는 사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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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관희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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