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태 시장이 지난해 9월 일소피해 농가 현장을 방문해 농가주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지난해 여름 역대급 최장 폭염의 여파로 ‘일소(日燒·햇볕 데임) 피해’를 입은 나주배 농가에 긴급 자금이 지원된다.

일소 피해는 섭씨 30도 이상 고온과 직사광선에 의해 과실 표면이 강한 햇볕에 그을려 타들어 가는 증상이다. 과실이 쪼개지거나 심하면 괴사로 이어져 상품 가치를 잃게 된다.

나주시는 전남도와 함께 마련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17억원(도비 50%·시비 50%)을 투입해 일소 피해 과원 1㏊당 100만원을 2월 중 나주사랑상품권 지역화폐로 지급한다고 15일 밝혔다.

과일 품목 중 배는 수확 후 봉지가 씌워진 채 저온 창고에 일정 기간 저장 후 시장 출하를 위해 선별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일소 피해는 출하·포장을 위해 배 봉지를 벗겼더니 피해의 심각성이 육안으로 확인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다.

실제 수출 배 선별 작업을 마친 한 과수 농가는 50% 가까이 불합격 판정을 받아 수출을 포기해야 했다.

나주시는 지난해 유례없는 폭염과 고온 현상으로 일소 피해가 발생한 배 농가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정부에 피해 현황을 공유하고 재해 인정과 농자재 구입비·복구비 지원을 지속해서 건의했다.

하지만 배 수확이 끝나고 봉지 탈봉 후 피해 사실이 확인돼 재해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초 나주배 생산량은 약 4만3000t으로 예상했으나 일소 피해 여파로 수확량이 3만6000t 감소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피해 규모는 농가당 평균 20~30%이지만 40%를 웃도는 극심한 피해를 본 농가들도 다수 확인됐다.

이에 나주시는 배 농가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전남도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대책 마련을 논의한 끝에 긴급 경영안정 자금을 편성해 지원하게 됐다.

윤병태 시장은 “현실과 맞지 않는 농작물 재해보험 규정 때문에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농가가 많다는 점에서 재해보험 약관 개선이 시급하다”며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한 정책 지원이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대정부 건의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